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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 것 (feat. 책 '그냥 하지 말라'_송길영) 본문
텍스트 마이닝 세미나 중 교수님께서 좋은 시각화 예시로 '썸트렌드' 홈페이지를 예시로 보여주셨다.
썸트렌드는 바이브컴퍼니의 비즈니스 중 하나다.
바이브컴퍼니의 부사장이 송길영 박사님이라고 자주 들어봤지 않냐 물으셨다.
알파고가 등장했을 무렵, 처음 세바시같은 강연에 송길영 박사께서 자주 등장해서,
그리고 그 개성있는 비주얼(긴 생머리)덕에 더욱 뇌리에 꽂혀있는 성함이었다.
시각화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던 터라, 바이브컴퍼니가 구현한 시각화가 너무나 깔끔해 경이로울 정도였다.
복잡하고 난해한 온라인 속의 소비자 데이터를 이토록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전환하다니.
그 송길영 박사님에 대한 궁금증에 비교적 최근에 발간한 도서를 찾아보았다.
'그냥 하지 말라.'
<필사>
지금까지 농업적 근면성으로 열심히 일했던 이들의 꾸준함은 더이상 덕목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생각 없는 근면성은 조만간 주인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p.64(밀리의 서재 전자도서 기준)
상사가 관리자가 아니라 동료로 인식된다면, 이제는 상사도 일해야 하는 거죠. 물론 상사에게 능력을 요구하는 신입도 그래야 하고요. 이렇게 하여 모두 다 일하는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정성 이슈가 나오고, 집단평가가 아니라 개인평가로 선회합니다. 이제 회사에서 가장 배척되는 사람은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얹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p. 177(밀리의 서재 전자도서 기준)
일상의 모든 행위는 의미가 있고 욕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똑같이 '커피 한잔 해요'라는 말도 연인 사이에서는 데이트를 의미하지만, 직장 상사가 하면 뭔가 심각한 얘기의 예고편일 수 있습니다. 아침에 커피 마시는 행위는 일과를 시작하기 위한 하나의 부스트업일 수 있겠고요. 각각의 커피에 투영된 욕망이 다르고, 그 욕망에 따라 소비가 달라지는 거죠. 노동의 커피는 캔커피이고,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는 커피는 드립이지만 때로는 에스프레소가더 적합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처럼 내가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특정 의미를 구현하고 드러내는 행동입니다. 지금까지는 필요에 의해 무언가를 사고 썼는데, 이제는 필요를 넘어 감성이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소비한다는 것이죠. 말하자면 물질소비가 아닌 의미소비입니다.
p. 227
모든 것은 변화합니다. 김 부장처럼 자신의 경험이 지금도 통할 거라 믿으면 곤란합니다. 브랜드도 현재의 철학과 현실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소비자가 공감하지 못해요. 나이키를 좋아하는 이유는 팬데믹 기간 중 'Just don't do it'이라 말할 수있기 때문이에요. 늘 고정된 나이키가 아니라 '지금은 코로나로 다들 힘드니 집에서 좀 쉬자'고 말하고, 인종차별 이슈에 대해 '하지 말라'고 목소리 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세상이 어떻든 그냥 물건만 파는 브랜드에는 사람들이 화를 냅니다.
p. 233
최근 영국의 축구클럽 '첼시'가 손흥민을 상대로 인종차별 제스처를 취한 첼시팬을 경기장 영구 입장금지 처리를 내렸다. 첼시라는 브랜드는 현재의 철학을 가장 잘 받아들이고 있는 축구클럽이 아닐까. 인종차별 제스처를 한 팬에 대한 처분은 항상 클럽의 입장문 수준에서 마무리되었다. '아 이래서 뭐 달라지나. 이슈되니까 클럽이 그 피의자를 대변해주는 것 아니냐'를 내심 느끼던 중. 첼시가 축구클럽 중 처음으로 자신의 팬에 대한 강력한 입장 영구정지라는 처분을 내렸다.
상징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과정에서 브랜드나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축적되겠죠. 자연스레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는지가 나의 안목 또는 조예를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철학적으로 합의되는, 사상적 동의가 되는 브랜드는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고객으로서 또는 구성원으로서 말이죠. 이게 곧 팬덤이에요. 내가 어떤 직업을 선택했을 때, 처우가 좋아서 간경우와 그 일이 너무 좋아서 간 경우는 성격이 아예 다르죠. 일레로 서울의 바이레도 매장에 일하는 사람도 창업자도 문신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슈프림은 스케이트보더들이 만든 브랜드여서 그들 특유의 반항심 같은 정서가 투영돼 있어요. 그만큼 홀릭한 브랜드를 만들면 참여자를 통해 연결됩니다. 애플의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지니어스가 그렇듯이 말입니다.
p. 263
문화는 계속 복제되기 때문에 원류란 게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자장면이 중국에 있나요? 있어요. 자지앙미엔이라 하는데, 맛은 한국과 다릅니다. 그런데 한국사람들은 자장면을 중국 음식으로 인식하죠. 중국사람들은 그걸 한국식이라고 하고요. 미국에서는 한국 식당에서 자장면을 팝니다. 이처럼 각자의 생각을 더해 끝도 없이 만드는 거지, 무언가를 원리주의적으로 보존해가는 게 아닙니다. 공감 포인트를 이해할 수 있으면 원류가 아니어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p. 264
고민의 총량이란 내가 했던 시도의 총합이므로, 내 전문성 및 숙고의 결과를 파는 것입니다. 이는 시간의 축적도 있지만 이해와 지식의 총합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해박함을 어떻게 만들어갈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결여돼 있으면 노동을 팔아야 하는데, 노동은 AI가 가져갈 테니까요.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원류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작업이지, 예전처럼 여기 우리 제품이 있다고 알리는 데 몰두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p. 265
시도의 총량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요새는 실력있는 작은 가게들이 많다. 그렇지만 기성품이 더욱 가격이 저렴하고 제품 성능이 좋은 경우가 더 많다. 일례로 지난 6월 제주에 들렸을 때, 디앤디파트먼트 근처의 Portable이라는 매장을 들려보았다. 거기는 바이크샵이었다. 이동수단으로써의 자전거에 대한 설명도 있었는데, 그들이 감명깊었던 소재들을 가지고 티셔츠나 뱃지와 같은 굿즈들을 만들고 있었다. 바이크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이 느껴졌고 그 지점이 감동적이었다.
<맺으며>
[1]
모든 것은 변화한다. 우리가 겪는 경험들이 후대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 믿으면 큰 착오다.
민감해져야겠고, 변화하는 세상과 방향과 속도를 적절히 맞추어야겠다.
너무 빠르면 공감을 얻지 못하고 너무 느리면 꼰대가 된다.
[2]
그래서 나에게 새로운 것을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너무 좋다.
나도 그 주제에 대한 토론을 반기고 즐긴다. 의견이 반대되더라도 서로 의견을 존중할 자세만 준비되었다면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런 면에서 '올웨이즈'의 7 스탠다드라는 개념이 떠오른다.
높은 목표, 빠른 사고와 실행. 이와 동시에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지'.
내가 믿는 바를 가지고 밀어붙이는 힘과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겸손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매력적이다.
이전 세대의 스티브잡스와 같은 거물 CEO들이 요즘 시대에는 그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인물이었을까 의문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실되게 착하지 않으면 다 틀통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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